재미있다길래 봐야지 봐야지 하던 연극을 드디어 (사실은 본지 좀 됐지만) 봤답니다. ㅋ

이른바
관객참여 추리극!


평범한 내용의 범죄극을 즐겁고 흥미진진하게 구성한 독특한 연극이랍니다.


이화동에 위치한 ‘쉬어매드니스 미용실’. 말 많고 분주한 미용실의 일상이 시작된다.
미용실은 금방 손님들로 가득 찼는데 위층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의 피해자는 미용실의 위층에 사는 왕년에 잘 나가던 유명 피아니스트 송채니.
손님으로 가장하고 잠복해있던 형사들은 미용실에 있던 손님들을 용의자로 간주하고, 이 광경을 모조리 지켜보고 있던 관객들은 목격자이자 배심원이 되어 그 날 용의자들의 행적을 캐묻는다.
범인을 찾으려는 형사들과 관객. 그리고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완벽하고 치밀한 알리바이를 내세우는 미용실 주인 토니, 미용사 써니, 부잣집 마나님 한보현, 골동품 판매상 오준수. ‘쉬어매드니스 미용실’ 안에 범인이 있다. 이제 범인은 당신이 잡을 차례다!

- 줄거리 다음 공연 발췌


극중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갑자기 극이 멈추고, 형사배우가 관객들을 향해 범인 검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관객들이 입 꾹 다물고 소극적으로 나오면 재미가 덜했을 텐데,
신기하게도 관객들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용의자들을 심문하고, 추리에 참여하더군요 +_+

범인이 누구인지는 가르쳐 드릴 수 없어요.
그때 그때 범인이 바뀌기 때문이죠. 어떻게? 관객들의 추리결과에 따라! ㅎㅎ



Posted by 다닭다닭



어린이들을 웃기고 울리던 우리들의 둘리가 어린이가 아니라 아기 공룡 캐릭터를 갖게 된 데는 웃지못할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만화가 김수정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어른에게 대들고 골탕먹이는 캐릭터는 검열을 피할 수 없어, 사람이 아닌 동물을 주인공으로 만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경찰이 도둑에게 "꼼짝마!" 라고 소리치는데, 도둑이 말을 듣지 않고 도망가면 공권력에 대한 반항이라고 검열에 걸렸었죠 ㅋ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기의 일본.
극단 '웃음의 대학'의 작가는 오늘도 자신이 쓴 희극 각본의 검열을 받기 위해 찾아옵니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군인출신의 검열관은 깐깐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전쟁이 한창이 이 힘든 시기에 웃고 즐기는 공연을 허가할 수 없다면서 웃음이 나오는 장면을 모두 없애라고 하질 않나, 로미오와 줄리엣에 "천황폐하 만세!"라는 대사를 넣어오라며 말도안되는 요구사항을 늘어놓습니다.
하지만, 요구사항을 들어주며 대본을 수정할 수록 점점 웃기는 장면이 많아지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전쟁시기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이(그 시대는 우리나라가 더 힘들었지) 시간을 뛰어넘어 21세기의 우리들에게 이런 감동을 선사하는 것은 그만큼 이 연극이 훌륭하다는 증거일수도 있고, 아직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저 시절과 비교해 그닥 나아지지 않았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지금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일반사람들도 무리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니 세상이 좋아진걸까요?
작년에 처음 이 연극을 보고 몇 달 후, 인터넷에 경제예측 글을 쓰던 네티즌이 잡혀건 적이 있었습니다.
검열이 감시로 대체된 듯한 느낌을 들더군요.
뭐 지금 제가 쓰는 글도 검열을 받은 건 아니지만, 누군가의 감시망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네요. ㅋ



경제도 힘들고, 나라꼴은 엉망이고, 앞날은 불안한데 (연극의 시대배경과 비슷하군요) 이 연극을 올려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냥 웃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감상평은 올해 초 황정민, 송영창씨가 출연하신 웃음의 대학을 보고 이제서야 올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포스터를 이전 걸로 올렸어요 ㅋ
이번에 다시 올라온 봉태규, 안석환 씨의 연극도 보러 가야겠어요. 기대됩니다. +_+



사족 : 개인적으로 닭을 키워서 그런지, 냉정한 검열관이 다친 까마귀를 돌봐주는 얘기를 하던 장면도 인상깊었네요 ㅎㅎ
Posted by 다닭다닭

 

2009.7.10 PM 10:10

대학로 창조홀 2관

 

 

작년 이맘때 여름, 혼자가 아니다라는 공포연극을 봤습니다.

공포연극이란게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

영화처럼 화려한 CG나 액션은 없지만, 바로 옆에서 귀신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생생함!

내용은 앞뒤도 안맞고 개연성도 떨어지지만, 사방에서 예상치못하게 등장해 각기춤을 추는 귀신들 덕분에 무척 즐겁게 본 기억이 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은 돌아오고, 공포연극도 함께 돌아왔습니다.

 

 

 

오래된 아이

재작년에 호평을 받았다는 작품설명과, 설득력있어보이는 줄거리 덕분에 고민없이 질러버렸습니다.

연극은 뮤지컬에 비해 가격 부담이 덜합니다. 잇힝

 

 

 

줄거리

15년 전 어느 날 한 마을의 축제 전야제날. 맹인엄마와 목사를 부모로 둔 인우란 아이가 실종된다. 아무도 모르게…… 그리고 아무도 찾을 수가 없었다. 15년이 지난 어느 날 이 마을에 인우라 자칭하는 청년이 찾아온다. 사라진 아이는 계집아이였는데 청년이 방문한 것에 엄마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경악과 경계심을 드러낸다. 갑자기 찾아온 청년은 15년 전 축제 전야제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금씩 알아나간다. 그러면서 벗겨지는 마을 주민들의 비밀! 자신들의 비밀이 벗겨지는 것을 두려워한 마을 주민들은 인우라고 자칭하는 청년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마을 주민들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한다...
- 다음 공연 정보에서 샤샥 긁어옴

 

 

 

작년에 본 혼자가 아니다에 비교하면, 극의 짜임새는 좋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몰입도도 좋고.... 근데....

 

결정적으로 별로 무섭지는 않네요 ㅎㅎ

 

객석의 통로가 좁아서그런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별로 무섭지 않게 분장한 이쁜 아가씨 귀신은

'이때쯤 등장하겠구나' 하면 스윽 나왔다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때쯤 등장하겠구나' 했는데 예상을 깨고 나오지 않기도 합니다. ㅡㅜ

 

객석 뒷쪽에 슬그머니 나왔다가 들어가면,

중간부터 앞쪽에 앉은 관객들은 귀신이 나왔는지 어쨌는지 모른답니다. ㅋㅋ 그러니 무서울수가 있나.

귀가 찢어질듯한 음향은 나중엔 귀신에 대한 공포보다는 고막이 찢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안겨주고,

한번 효과음이 지나가고 나면 사람들의 '귀가 아프다'라는 주제의 웅성거림만이 남습니다.

 

결론은, 연극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큰 공포는 기대하지 마세요.

여름에 어울리는, 내용이 으스스한 연극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오래된 아이와 맞물려 새로 시작하는 버려진 인형도 기대됩니다.

기대기대 ㅎㅎ

 

 

Posted by 다닭다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