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간 : 2010.8 ~ 2011.2
공연장소 : LG아트센터


가끔 좋은 공연을 보고 나면 주변사람들에게 반 강요로 좋은거니 보고오라고 권유할 때가 있습니다.
빌리 엘리어트도 마찬가지죠. 


개인적으로 감동, 성장, 따뜻한... 뭐 이런 컨셉의 문화는 즐기지 않는 편이라, 처음부터 별로 볼 생각이 없던 공연이었습니다.

먼저 보고 온 동생이 반 강제로 보라고 떠밀더군요. ㅋㅋㅋ

부모님과 함께 본 "비싼"공연이지만, 그 값어치를 생각하면 그건 비싼것이 아니었습니다. 빛나는 보석일수록 높은 가격이 매겨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뭔소리야...)
부모님도 도중에 눈물 비슷한 걸 찍어내시더니, 좋다 나쁘다 말 없이 집으로 왔습니다. 부모님들한테는 이것이 잘 봤다는 무언의 뜻입니다. 

단순히, 탄광촌에서 우연히 발레를 접하고, 발레리노에 대한 꿈을 키우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가 아닙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탄광촌 장기 파업과, 편견에 맞서는 한 소년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뭐라 설명할수 없는, 말로는 부족한 감동을 이끌어냅니다.

점점 장기화 되고, 과격해지는 파업현장과, 점점 실력을 쌓아가는 빌리의 발레교습 장면이 맞물리는 Solidarity 는 제가 본 뮤지컬 중 가장 훌륭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저 위에 있는 그림은 꿈을 향해 떠나가는 빌리가 어른들의 배웅을 받는 장면입니다. 스포트라이트처럼 빌리는 비추는 것은 다시 탄광으로 돌아가게 된 어른들의 안전모입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지원과 희생으로 빌리는 탄광촌을 떠나 진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위한 수업을 받게 되겠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 엉성하게 그려봤습니다. 무대에서 받은 감동의 1/10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ㅡㅜ)


무대 위의 빌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진짜 삶은 여기부터구요. 



다음주면 빌리엘리어트의 한국 초연이 마감됩니다.
여기 저기 찾아보니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배우들은 성장이 빨라 다음번 공연때는 무대에 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거든요.' 저 아이들의 빌리'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인셈이죠. 괜히 아쉽네요. 주인공인 빌리 뿐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 몸처럼 호흡이 척척 맞는 것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짐작이 갑니다.

좋은 공연을 보게되면 여운이 길게 갑니다. 이렇게 긴 여운은 헤드윅 이후로 처음이네요 ㅋ
간만에 만나는 마음을 울리는 공연이었습니다.
저도 강제로 이사람 저사람에게 권해주고 싶지만, 아쉽게도 공연은 다음주가 끝이네요.
리뷰를 좀 일찍 올릴걸 그랬나.....



Posted by 다닭다닭